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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갑니다, 이운재 "대한민국 대표 골키퍼 17년…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많은 사랑 감사드립니다." '거미손' 이운재(37.수원 삼성)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골문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던 순간 대표로 보낸 17년의 세월이 떠오르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4만여 팬 앞에서 감사와 함께 변함없는 축구 사랑을 부탁했다. 이운재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끝으로 대표 생활을 마감했다. 1994년 3월 5일 미국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뒤 이날까지 132차례 A매치를 치른 이운재는 0점대 방어율(경기당 0.86실점)과 국내 골키퍼 최초 센추리클럽 가입(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이라는 위대한 족적을 남겼다. 청주상고 1학년 때 공격수에서 골키퍼로 전향한 그는 동물적인 감각을 익히기 위해 질주하는 자동차 번호판을 외우며 국가대표를 꿈꿨다. 경희대 3학년 때 94 미국 월드컵 대표로 발탁된 그는 독일과 조별예선 전반이 끝난 뒤 0-3에서 최인영을 대신해 투입됐다. 독일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 내며 이운재라는 이름을 알렸다. 96 애틀랜타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폐결핵이 그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선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호아킨의 킥을 막아 내며 4강 신화를 이뤄 냈다. 유독 승부차기에 강했던 그는 2007 아시안컵 이란과 8강전 일본과 3.4위전에서 모두 승부차기 승리를 일궈내는 공로를 세웠다. 하지만 바로 그 대회에서 불거졌던 음주 파문으로 1년간 대표로 뽑히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를 하며 와신상담한 그는 2008년 11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 때 대표로 돌아왔다. 레이저 빔을 쏘아대는 사우디 관중의 방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우디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 내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붉은악마와 수원 서포터스는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이운재 ★'라고 적힌 카드섹션을 펼쳤다. 사라 브라이트만의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Time to say goodby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그에게 공로패를 전했다. 그와 함께 필드를 누볐던 후배들은 그를 헹가래치며 선배의 떠나는 길을 밝혔다. 숱한 강슛을 막아 낸 이운재의 왼손 검지는 완전히 접혀지지 않는다. 꺾이고 생채기 난 그의 손마디는 이날 더욱 빛났다. 그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수호신이었다. 이운재는 ■ 출생=1973년 4월 26일 충북 청주 ■ 대표팀 경력=94 미국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96 애틀랜타 올림픽 2000.2004.2007년 아시안컵 A매치=132경기 114실점 ■ 가족=부인 김현주(36)씨와 2녀1남(윤서.은서.윤우) ■ 애창곡=흘러간 트로트 ■ 취미=골프(보기 플레이어.베스트는 74타) ■ 평생의 스승=김호(94 미국 월드컵 당시 대표로 발탁) ■ 생애 최고의 경기=2002 한.일 월드컵 8강 스페인전 ■ 축구 신조=이기려면 기다려라 수원=최원창 기자

2010-08-11

"선수들 생각의 속도, 30~40%만 소화…스리백은 괜찮았다"

-승리 소감은. "대표팀 감독 데뷔전에서 승리해 상당히 기쁘다. 열심히 뛴 선수들이 고맙다. 특히 박지성.박주영 등 해외파들이 멀리서 왔는데 좋은 경기를 해 줬다. 오늘 이운재가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운재 선수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 -이틀밖에 훈련할 시간이 없었는데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는 어땠나. "스리백을 운용했는데 큰 무리 없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공격진의 박주영과 박지성 등도 전반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득점이 문제가 아니라 공격 전개가 좋았다. 앞으로는 득점으로 마무리하는 데 좀 더 신경 쓰겠다.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젊은 선수들도 잘 뛰었다."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윤빛가람이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었는데. "선발할 때 고민을 참 많이 했다. 학연.지연 등 얘기가 나왔지 않나. 하지만 양심을 속이지 않고 선발한 게 오늘 제대로 적중한 것 같다. 선발로 내보낸 것은 김정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틀간 훈련하면서 윤빛가람이 김정우의 공백을 메울 거라고 믿었다." -3-4-2-1 전형의 양쪽 측면 미드필더들의 활약을 평가한다면. "이영표와 최효진이 아주 열심히 잘 뛰었다. 이영표는 기술 경기 운영 등에서 나무랄 데 없었다. 최효진은 대표팀 경험이 없어 기복이 있었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마무리 패스가 치밀하지 못했다. 사이드에서 크로스만 하는 게 아니라 안으로 드리블하며 중앙공격수로 전환을 요구했는데 그게 안 돼 아쉽다." -생각의 속도를 강조했는데 만족하나. "30%만 생각을 하고 뛰었다. 볼 터치를 한 번만 하고 몸보다 생각이 빨라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데 30~40%밖에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A매치에 해외파를 또 소집할 건가. "해외파 선수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술 이해도를 높이고 대표팀에 녹아들 필요가 있다." -중앙수비수를 전진시키지 않았는데. "오늘은 일부러 지시하지 않았다. 역할을 확실히 숙지하지 못해 불안했다. 밀고 나가는 걸 빨리 선택하고 스리백을 이끌어야 한다. 앞으로 중앙수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해 미드필드를 장악하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수원=온누리 기자

2010-08-11

윤빛가람·최효진 데뷔골, 조광래호 산뜻한 출발…나이지리아 평가전 2-1 승리

조광래식 토털사커가 화려하게 출범했다. 투박했던 한국 축구가 세련된 기술 축구로 변신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불과 이틀밖에 발을 맞추지 않았음에도 감독의 구상대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베테랑들의 진지한 자세와 기회를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새내기들이 잘 어우러졌다. 조 감독이 경남 FC에서 심혈을 기울여 키운 애제자 윤빛가람(20)은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최효진(27.서울.사진)은 탱크 같은 돌파로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고 예리한 침투로 결승골을 낚았다. 한국은 394회 패스 중 324회를 성공해 82%의 놀라운 성공률을 기록했다. 토털사커 가능성=한국 축구가 확 바뀌었다. 경기 전 조 감독이 강조한 개념들이 그라운드에서 반영됐다. 두 번의 골 장면은 조 감독의 토털사커가 만든 작품이었다. 전반 16분 윤빛가람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최효진의 스로인을 받아 주저 없이 돌파해 들어갔고 통렬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1-1이던 전반 45분에는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최효진이 박지성(맨유)의 스루패스를 받아 왼발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두 번 다 미드필더의 2선 침투가 빛났다. 빠른 판단과 과감한 플레이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조 감독은 "공격수들이 공격을 할 때 뒤에서 구경만 하는 선수는 반갑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드필더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승리로 이어졌다. 조 감독의 예고대로 한국은 적극적인 측면공격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조 감독은 좌우 윙백인 이영표(알 힐랄)와 최효진을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전진 배치했다. 공격 재능이 뛰어난 최효진은 오른쪽 측면을 부지런히 넘나들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포어 리베로(Fore Libero)' 시험은 없었다. 스리백 중 가운데 수비수가 공격 때에는 미드필드로 올라와 중원을 장악하겠다는 게 조 감독의 복안이었지만 적임자인 조용형(알 라이안)이 컨디션 문제로 경기 막판 교체 투입돼 시기를 놓쳤다. 빨라진 생각의 속도=조광래 감독은 합숙 첫날인 지난 9일 선수들에게 A4용지 5장 분량의 작전노트와 DVD를 나눠줬다. 사령탑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받은 선수들은 이를 이행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특히 빠른 볼처리와 다음 동작을 미리 생각하는 플레이로 경기의 템포가 아주 빨라졌다. 취임 일성으로 "요구 수준이 더욱 높아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한 조 감독의 다짐은 첫 경기부터 성과를 냈다. 미드라이커 박지성=박지성은 바뀐 팀 전술 속에서도 제 역할을 다 했다. 특히 3-4-2-1 포메이션에서 '미드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임무를 부여받아 공격라인을 이끌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중심을 지키면서 전방 전 지역을 폭넓게 커버했다. 때로는 박주영(모나코)과 위치를 바꿔 최전방 공격수가 됐다가 오른쪽 측면까지 넘나들었다. 수비 시에는 1차 저지선이 돼 조광래팀에서도 팀 전술의 핵심임을 증명했다. 최효진의 결승골로 이어진 침투 패스는 "역시 박지성"이라는 찬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수원=장치혁 기자

2010-08-11

① 포어 리베로 ② 미드라이커 ③ 생각의 속도…조광래 토털사커 발진

조용형이 포어 리베로…공격 땐 미드필드까지 전진 박지성이 미드라이커…때론 미드필더 때론 스트라이커 몸보다 빠른 판단력 강조…붙 잡기 전 다음 동작까지 생각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치렀다. 대표팀 지휘봉을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넘겨받은 조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조광래식 토털사커'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조광래식 토털사커는 3-4-2-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그의 축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포어 리베로(Fore Libero) 미드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생각의 속도'라는 세 가지 낯선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포어 리베로= 지나치게 수비적인 스리백의 약점을 보완한 변칙 전술이다. 수비시에는 일반적인 스리백처럼 3명의 중앙 수비수가 일(ㅡ)자로 포진하지만 공격시에는 3명 중 가운데 수비수가 미드필드까지 전진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럴 경우 2-5-2-1 포메이션이 되기 때문에 미드필드 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포어 리베로는 수비 능력은 물론 뛰어난 패싱력까지 갖춰야 한다. 당초 조 감독은 황재원(수원)을 포어 리베로의 적임자로 꼽았다. 하지만 황재원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조용형(알라이안)이 나이지리아전에서 이 역할을 맡게 됐다. 포어 리베로의 창시자는 독일 축구의 영웅 프란츠 베켄바워(65)다. 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수비수이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4골을 기록해 득점 랭킹 3위에 올랐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의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31.뉴욕)가 포어 리베로로 활약하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미드라이커=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를 합친 축구계의 신조어로 공격 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드필더를 말한다. 스트라이커 바로 아래에서 경기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역할을 오가는데 조 감독의 3-4-2-1 포메이션에서는 '2'에 위치하는 선수들이 미드라이커 임무를 맡게 된다. 조 감독은 주장 박지성(29.맨유)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좋은 기술을 보유했다. 공간 이해력도 높다"며 미드라이커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최전방 원톱(박주영)이 측면으로 빠지면 그 공간으로 침투해야 하고 수비 시에는 1차 저지선 역할도 해야 하는 만큼 박지성만 한 선수가 없다는 판단이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이청용도 미드라이커 후보다. 미드라이커의 대표적인 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프랭크 램퍼드(32.첼시)다. 램퍼드는 2003~200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36경기에서 무려 22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5위에 올라 각 팀 스트라이커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생각의 속도= 조 감독은 스피드를 현대 축구의 최고 덕목으로 꼽는다. 그는 "현대 축구는 스피드와의 싸움이다. 빠른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몸보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상대 압박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훈련 중 조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도 '생각의 속도'다. 그는 볼을 잡은 선수가 우물쭈물하면 득달같이 달려가 "뭐 할 건데?"라며 핀잔을 준다. 볼을 잡기 전에 다음 동작까지 미리 생각해 두라는 뜻이다. 김종력 기자

2010-08-10

조광래 "공격 때 보고만 있는 선수, 나와 오래 못 갈 것"

축구대표팀의 조광래 체제가 본격 출범했다. 9일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분위기는 봄날 새 학기처럼 어수선하고도 활기찼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위해 새 얼굴 6명이 합류했다. 한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끊겼던 중견 멤버 3명도 재승선했다. 자연스레 의욕이 넘친다. 4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백지훈(수원)은 "조광래 감독님 부임 후 첫 소집이다. 첫 인상을 좋게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막내 지동원(19.전남)은 "TV로 보던 선배들을 직접 보니 꿈만 같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시간을 갖고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베테랑들은 변화를 실감한다. 박지성(맨유)은 "아직 같이 뛰어 보지는 않았지만 재능 많은 젊은 선수들에 대해 기대가 크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남아공 월드컵 스타 이정수(알 힐랄)는 "사실 처음 보는 선수들도 있다. 한동안 월드컵을 위해 같은 멤버들끼리 조직력을 다져왔다. 이제 대표팀이 아주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전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나는 골키퍼 이운재(수원)는 "모든 선수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평가될 것이다. 땀을 흘리는 만큼 보상받는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긴장감도 감돈다. 남아공 월드컵 멤버 염기훈(수원)은 "이번에 합류한 새 선수들은 나이는 어리지만 대표팀 자격이 있기 때문에 발탁된 것이다. 같은 입장에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광래 감독은 소집 첫날부터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공격할 때 가담하지 않고 수비할 때 내려오지 않는 선수는 반갑지 않다. 박주영.박지성.이청용이 공격하는 걸 뒤에서 보고만 있는 선수는 나와 함께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날씨가 더운 데다 주말 소속팀 경기를 뛰고 합류한 선수가 많아 이날 훈련은 가볍게 마쳤다. 대신 이날 저녁 미팅을 통해 새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조 감독은 영상자료를 준비했다. 남아공 월드컵 경기는 물론 해외 유명 대표팀과 클럽팀의 영상을 편집해 '공격적인 스리백'의 철학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은 새 대표팀 감독으로서 팬들께 드리는 첫 인사다. 첫 인사는 언제나 설레고 흥분된다. 훈련시간은 적지만 선수들이 이해력이 좋아 내가 원하는 축구를 잘 소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주=장치혁 기자

2010-08-09

박지성은 '신출귀몰 홍길동'…웸블리 경기 후 하루 만에 대표팀 합류

"바쁘다 바뻐." 허정무 감독에 이어 조광래 감독 체제 하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이 하루 사이에 무려 8854km를 날아 대표팀에 합류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8일 영국 웸블리구장에서 열린 맨유의 시즌 개막전인 첼시와의 커뮤니티실드에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경기 후 곧바로 히드로 공항으로 이동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웸블리 현지 시간으로 오후 9시 한국 시간으로 오전 5시에 인천행 비행기에 오른 박지성은 약 11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 땅에 도착했고 쉼돌릴 틈도 없이 대표팀 훈련장인 파주NFC로 달려갔다. 박지성은 1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출전하게 된다. 대표팀 합류 후 박지성은 약 1시간여 동안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을 하며 조광래호 1기 승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시차와 피로가 겹쳐 지쳐 보일만도 했지만 박지성은 주어진 몫을 차분히 소화하며 주장다움을 보였다. 박지성으로선 빡빡한 일정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육체적 피로는 물론이고 맨유 내에서의 경쟁에서도 분명 불리함이 있다. 박지성은 맨유 소속 선수들 중에서도 A매치 소화를 위해서는 늘 가장 많은 이동거리를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박지성은 첫날 가벼운 훈련 후 "재능 많은 젊은 선수들이 새로 와 기대가 크다. 커뮤니티실드 우승 트로피를 들고 대표팀에 합류해 기쁘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남아공 월드컵 후 대표팀 은퇴도 고려했던 박지성은 이제 마지막 목표를 향해 산소탱크에 남은 마지막 산소를 모든 소진하겠다는 자세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은퇴하고 싶다"는 게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이루고 싶은 마지막 바람이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2010-08-09

조광래호 11일 나이지리아와 첫 평가전

조광래호가 첫 발을 내딛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오전4시(LA시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A매치 평가전을 통해 재대결을 갖는다. 이번 경기는 조광래 신임 감독이 과연 어떤 색깔의 축구를 선보여 데뷔전을 치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2-2 동점을 기록하며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조 감독은 스리백에 기반을 둔 3-4-2-1 포메이션을 가동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에 3-4-2-1 전형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힌 뒤 "공격시 중앙 수비수가 미드필드진에 합류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하고 양 측면자원들은 상대 공격지역 깊숙히 파고들어 공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AS모나코)이 측면으로 움직일 경우 2선 공격수들이 1선에 가담하는 방안 또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 등 해외파 멤버들의 기용 폭에 대해서는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 남아공 월드컵 당시 나이지리아전에 출장한 선수들이 대부분 전반전에 투입될 것"이라며 "후반에는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해 2011 아시안컵 또 멀게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내용으로 '속도에 대한 적응'을 꼽았다. "현대 축구는 '속도와의 전쟁'이라 부를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 조 감독은 "스피드보다는 생각의 전환 속도가 빨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감독으로선 이번 경기가 사령탑 데뷔전이자 월드컵 리턴매치여서 승패에 마냥 초연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후반에는 이승렬을 필두로 조영철 홍정호 등 젊은 백업 요원들을 대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동원은 박주영 대신 투입돼 '원톱 시험무대'에 설 가능성이 크다. 조 감독은 "2014년 월드컵에서 대형 공격수를 배출하려면 지금부터 준비시켜야 한다"며 지동원을 서둘러 합류시켰다. "(설레어) 밤잠을 못 이뤘다"는 기대주 윤빛가람도 A매치에 데뷔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수퍼 세이버' 빈센트 에니에아마와 공격 주축 잔 오비 미켈 아예그베니 야쿠부 등 주축 선수들의 절반 가량이 빠졌지만 월드컵 한국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칼루 우체를 비롯해 딕슨 에투후 대니 시투 피터 오뎀윙기 등 월드컵 주전 멤버가 출전한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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